비문증이 무엇인가요?

 강용구 교수

비문증의 정의

비문의 뜻은 ‘모기가 날아다닌다‘라는 말을 뜻하는 한자로, 눈 속의 유리체가 눈앞에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우리 눈 안의 대부분의 공간은 유리체라는 무색의 투명한 젤 형태의 조직으로 차 있습니다. 유리체는 수정체와 망막을 단단하게 지지하여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고, 광학적으로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물체의 상이 맺힐 수 있도록 합니다. 즉 유리체가 투명하게 유지되어야 또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리체 안이 혼탁해지면 망막에 그림자를 드리워서 마치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이 과정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젤 형태의 유리체 중 일부분이 수분과 섬유질로 분리되는 '유리체 액화' 현상에 의해발생합니다. 또한,

'유리체 액화' 과정에서 유리체가 망막으로부터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이 과정을 "후유리체 박리"라고 합니다. 이로 인하여 남은 젤

부분은 점차 줄어들게 되고 섬유질의 밀도는 높아지는데, 이것이 투명한 유리체의 혼탁을 일으키고 이 부분이 망막에 그림자를 만들

게 됩니다.

비문증의 원인

비문증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의 과정입니다. 정상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문증은 "생리적 비문증"이며 이것은 질환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생리적 비문증은 일반적으로 50대 이후에 흔히 발생하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 빈도가 높아집니다. 하지만 심한 근시, 백내장 수술과 같은 안구 내 수술 이후, 눈 속에 출혈이나 염증과 같은 질환을 앓은 이후에는 유리체의 변화가 더욱 일찍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른 나이에 생리적 비문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근시 인구의 빈도가 높은 경우에는 20대, 30대에서도 충분히 비문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문증 검사가 필요한 경우

만약 떠다니는 물체의 크기나 개수가 여러 달 동안 변화가 없다면 “생리적 비문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떠다니는 물체의 크기와 수가 갑자기 증가하는 경우, 무엇인가 번쩍이는 ’광시증‘이 동반되어 없어지지 않는 경우, 비문증이 보이는 눈의 시야 구석이 커튼이 쳐진 것처럼 가려서 보이는 경우,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망막열공에 의한 망막박리를 의심해 보아야 하고, 진단이 되면 빠른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안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눈의 통증, 충혈, 두통이 동반된 경우에는 포도막염과 같은 안구의 염증 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고, 눈이 외부의 충격을 받으면 여러 가지의 안구 조직이 손상되는데 이때 생기는 유리체 박리, 유리체 출혈 등에 의해 비문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안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망막혈관염, 맥락막 신생혈관 등의 안과 질환을 가진 경우 유리체 출혈에 의한 비문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환자의 대표적인 합병증이며, 망막혈관폐쇄는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습니다. 따라서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 비문증이 발생한다면 안과 검사가 필요합니다.

비문증의 치료

치료는 비문증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생리적 비문증은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생리적 비문증은 기다려보면 위치가 주변으로 이동하기도 하며, 보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못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비문의 위치를 자꾸 신경 쓰고 집중하게 되면 오히려 불편감만 더 생기게 됩니다.

환자가 느끼는 불편이 크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이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레이저 치료는 레이저에 의해서 발생되는 기계적인 충격파를 이용하여 커다란 부유물을 작게 부수어서 증상을 경감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충격파가 망막에 전달되어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부유물이 깨지면서 숫자가 더 늘어나게 되면 결과적으로 불편감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유물이 크거나 밀도가 높고, 보는 방향을 가로막아 시야를 방해하고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경우에는 유리체절제술로 제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리체절제술은 망막박리, 안내염, 백내장, 녹내장 등 여러 가지의 안과적 합병증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환자분들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대부분의 비문증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따라서 보이는 현상에 지나치게 집중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평소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거나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다면 망막 질환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러한 이상 증상으로 문제가 조기에 발견되면 치료에도 도움이 되므로, 가까운 안과에서 꼭 검진을 받아보시길 권유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