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건강센터 김병수 교수]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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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센터 김병수 교수 (대구광역치매센터장)
치매란 원래 정상이던 지능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 저하되어 일상생활을 혼자서 해 나가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치매 자체가 특정한 병에 대한 명칭이 아니고, 상태를 뜻하는 용어인 만큼 치매 상태를 일으킬 수 있는 병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전체 치매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치매를 비롯하여 뇌혈관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혈관성치매, 루이소체치매, 파킨슨병에 의한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치매가 있다. 한편,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원인과 치료 방법, 예후가 다른 질환들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우울증과 섬망이다. 1.우울증 얼마 전 TV 드라마에 젊은 치매 환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젊은 사람들도 혹시 본인이 치매가 아닐까 걱정하여 찾아오는 경우가 잦아졌다. 핸드폰을 어디 뒀나 자주 잊어버리고, 손에 지갑을 들고서 찾고, 금방 소개받은 사람의 이름이 생각 안 나고... 증상만 들어보면 초기 치매와 매우 비슷하다. 그러나 60세 이전에 치매가 발생할 확률은 실제로는 매우 드문 편이다. 본인 스스로 병원에 찾아온 환자 중 상당수에서 치매가 아닌 우울증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눈물이 나거나 슬퍼야만 우울증이 있는 것이 아니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우울증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우울증에서는 기분증상(우울감, 즐거움의 상실) 외에도 인지증상(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생각의 속도가 느려짐), 신체증상(식욕의 저하, 불면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즉, 우울증을 겪다보면 쉽게 정신이 멍해져서 금방 무슨 일을 하려 했는지 생각이 안 나거나 엉뚱한 실수를 반복하게 되곤 한다. 특히 우울증 자체가 불안과 걱정이 많아지는 병이다 보니 사소한 실수에도 걱정이 커지고, 치매와 같은 심각한 병이 있는 것이 아닐까 염려하여 병원을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울증의 경우는 치매와는 달리 기억력 저하가 일관되지 않아서 본인에게 중요한 일, 스스로 관심이 있는 일은 잘 기억하는 편이다. 또, 우울증 때문에 떨어진 기억력은 치료를 통해 기분이 호전되면 함께 회복되게 된다. 우울증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몇 달 혹은 몇 년간 이런 상태가 지속되어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 뿐만 아니라 자살과 같은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 치료는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흔히 정신과 약물은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 복용하면 끊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을 하지만, 항우울제는 장기간 투여해도 의존성이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증상이 완전히 사라져서 재발의 우려가 없어질 때까지 충분한 기간 동안 투여하는 것이 좋다. 대개 첫 번째 발병 시에는 6개월 내지 1년 정도 유지 치료를 한다. 우울증상은 대개 약 복용 후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지나면 많이 좋아진다. 항우울제의 부작용은 경미한 편이며 대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2. 섬망 섬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갑자기 발생한 집중력과 인지능력의 장애이다. 섬망은 수술 후의 환자나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환자에서 자주 발생하는데 특히 노인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금방 들은 내용을 잊어버리기도 하며, 횡설수설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충동적으로 주사바늘 또는 배액관을 뽑거나 갑자기 침대에서 내려오다 다치는 경우도 있다. 섬망이 나타나면 가족들은 흔히 “갑자기 치매가 생겼다”며 불안해 하지만 섬망과 치매는 별개의 질환이다. 치매는 대개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섬망은 몇 시간에서 며칠 사이에 갑자기 나타난다. 또 치매에서 의식은 맑은 상태이고 하루 중에 증상의 변화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섬망에서는 의식이 흐릴 때가 많고 하루 중에도 정신이 맑아졌다가 혼란스러워졌다가 하는 변동이 심하다. 그리고 치매와 달리 원인이 해결되면 인지기능이 이전 상태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섬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다양하다. 폐렴을 비롯한 전신감염, 골절, 심장질환, 저산소증, 전신마취, 수술 등의 상황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향정신성약물이나 마약성 진통제와 같이 집중력에 지장을 주는 약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평소 건강이 좋지 않은 환자, 치매와 같은 뇌질환을 가진 환자는 감기약이나 수면제 복용과 같은 가벼운 자극으로도 섬망을 일으킬 수 있다. 섬망은 심각한 내과질환의 한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섬망이 있으면 반드시 병원에서 자세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섬망을 일으킨 원인을 찾아내어 교정하고 환자의 증상을 안정시키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원인을 적절히 치료하고 안정을 취하면 일반적으로 1, 2주 정도에 걸쳐 서서히 호전된다. 3. 회복이 가능한 치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노년기의 치매는 알츠하이머치매인데, 이 경우 증상이 회복되지 않고 서서히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간다. 하지만 전체 치매 중 10-15%는 원인에 따라 회복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회복이 가능한지의 여부는 치매를 일으킨 원인이 무엇인지와, 치료를 받는 시점이 얼마나 이른지에 달려있다. 회복 가능한 치매의 예는 다음과 같다. 뇌 안에 생긴 혹 덩어리(종양, 농양, 혈종) 수두증(뇌 속에 물이 차는 것) 신체의 대사 질환: 갑상샘질환, 간질환, 콩팥질환 등 영양결핍: 비타민 B1, B12, 엽산 결핍 등 감염: 뇌염, 뇌수막염 만성 약물남용 또는 의존: 향정신성의약품(신경안정제), 수면제, 항히스타민제 알코올 남용 또는 의존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임상경험을 토대로 판단하기에 가장 흔한 원인은 약물과 알코올남용일 것이다. 이 두 가지 원인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그 외 의학적인 질환에 의한 치매들은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하면 회복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치매가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미루지 말고 일찍 보건소나 병원으로 찾아가 치매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설령 알츠하이머치매와 같이 계속 진행되는 치매라 해도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편이 예후가 좋고, 환자와 가족이 상황을 일찍 파악하고 대처해 나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조기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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