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 외래 진료 시간에 비슷한 연령의 두 남자 환자가 ‘위암’이라는 같은 병명으로 외래를 방문을 두들겼다. 첫 번째 환자는 평소 아무런 증상도 없었지만 검진 위내시경에서 작은 혹이 발견되었고 조직검사 결과에 조기 위암으로 진단되어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후 3일 만에 퇴원하였으나, 다른 한 명은 심한 복부 불편감으로 시행한 내시경에서 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되어 현재까지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같은 병명으로 내원하여 이렇게 다른 치료를 받고 다른 예후를 가지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나라 성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그 중 위암은 우리나라 남자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여 전체 암의 17.8%를 차지하였으며, 여자의 경우 8.9%로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였으며 남녀에서 전체 암 중 13.4%로 갑상선 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으로 보고되었다 (2013년 기준). 또한, 남자와 여자에게서 위암이 전체 암 사망률의 3위를 차지하기에, 아직도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환자와 의사에게도 발병하면 치명적인 사망률을 가진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위암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96년 “암정복 10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1999년부터 국가암조기검진사업으로 2년마다 40세 이상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위암 검진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암 검진의 경우 검사 시기를 놓치면 병을 키우는 셈이 되어 내시경적 절제나 작은 수술로 치료가 가능했을 병변도 큰 수술을 필요하거나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돼서야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위암이나 대장암의 경우 한 장기에만 침범하거나 침범 범위가 적을 경우 높은 생존율을 보이지만, 전이가 동반된 경우 생존률이 급격히 낮아진다. 최근, 국가암검진의 활성화로 우리나라에서 전체 위암 중 조기위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수술로 완치 가능한 조기 위암의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내시경 치료를 통한 위암의 완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가암조기검진사업의 위암검진 분야는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검진을 받는 사람들이 낮다는 점인데,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전국의 위암 검진 대상자 중 실제 검진을 받은 사람은 절반에 불과하였다. 또한, 한국인에서 발생하는 위암은 크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의 “만성 감염으로 인한 장형 위암”과 “급성 감염으로 인한 미만형 위암”으로 나뉘는데, 장형 위암의 경우 유아기 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에 감염되어 서서히 위암으로 진행되기에 검진시 발견될 가능성이 높으나 미만형 위암의 경우 성인에서 감염되어 그 진행 속도가 빨라 예후가 나쁜 결과로 이어져 검진에서 발견되더라도 손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검사 방법에서 조기 위암의 발견에는 일반적으로 내시경 검사가 엑스레이를 이용한 상부위장관조영술보다 조기 위암의 진단에 있어 우수함을 보이나 현재, 절반 이상에서 위내시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상부위장관조영술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모든 대상자를 일률적으로 동일한 검진 주기를 정한 것도 비용-효과 및 검사에 따른 위험성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우수한 위암검진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지만, 위암 발생률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직접적인 사망률의 감소도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위암 검진군에서의 위암 사망률은 검진 내시경을 시행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약 60%로 감소하는 것으로 발표되었으며, 진행위암보다 조기 위암에 발견된 경우 치료 경과에 따른 예후가 좋기에 검진으로 조기 위암 환자를 발견할 경우 그 생존율 또한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서두에 언급한 두 위암 환자에서 다른 치료와 예후를 구별 지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위암 조기 검진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아닐까한다.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내시경을 통한 정기적인 검진이다. 현재 검진 2년 주기에 관한 적절성에 대하여 향 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위암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선종으로 치료 받은 경우 등 고위험군에서는 검사 간격을 줄일 필요성이 있으며, 적절한 검진과 더불어, 위암의 위험 요소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의 치료와 식생활의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도 위암 발생율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